번아웃, 그리고 다시 솔버와 마주한 주말
지난주 주말, 정말이지 끔찍한 경험을 했다. 금요일 퇴근 후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거의 40시간 가까이 스크린만 바라봤는데 결과는 참담했다. $10/$25 스테이크에서 20BI 정도를 순식간에 녹여버렸다. 특히 토요일 밤 세션은 역대급이었다. 6시간 동안 1000핸드도 안 되는 적은 양이었지만, 핸드마다 엣지가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액션이 나오면 넛럴을 맞거나, 내가 넛을 들고 있어도 상대방이 기적적으로 컷오프를 뽑아냈다. 정말 운이 없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더라. GTO+로 리뷰를 해봐도, 내 플레이에 큰 실수는 없어 보였는데 말이다. 이런 날은 그냥 포커를 접어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
이틀 동안 멘탈이 완전히 나갔다. 평소라면 이런 결과에 냉정하게 대처하고 다음 세션을 준비했을 텐데, 이번에는 다르더라. 뭘 해도 안 된다는 생각에 억지로 테이블에 앉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결국 월요일, 화요일은 점심시간에도 포커 생각은 일절 하지 않았다. 그냥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거나, 동료들 이야기만 들었다.
그러다 어제 저녁, 오랜만에 PIO를 켜고 200핸드 정도 간단히 솔빙을 해봤다. $5/$10 스테이크, 팟 컨트롤에 집중하는 연습이었다. 신기하게도 솔버가 제시하는 플로우를 따라가다 보니, 조금씩 감이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역시 캐시게임은 꾸준함이 생명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토너먼트처럼 한두 번의 큰 스윙으로 멘탈이 흔들리는 게 아니라, 수십만 핸드를 통해 얻는 누적 승률이 진정한 실력임을 증명해야 하는 곳이다. 오늘은 퇴근 후 $10/$20 테이블에서 1000핸드만 가볍게 돌려볼 생각이다. 예전처럼 큰 욕심 없이, EV+인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말이다. 번아웃은 분명히 왔었지만, 100만 핸드를 향한 여정을 여기서 멈출 수는 없지 않겠나. 일단 오늘 세션 결과는 다시 이곳에 기록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