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지 씨벳, 아무데서나 막 때리는 거 아닙니다
??? : 요즘 솔버 보면 IP에서 플랍에 무조건 1/3 사이즈로 씨벳 때리던데요? 그냥 다 레인지벳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게시판 보다 보면 이런 뉘앙스의 질문이 꽤 자주 보임.
얼마 전 업스윙 포커 아티클이나 예전 더그 폴크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프리플랍 어그레서라고 해서 항상 베팅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는 아주 기본적인 명제를 사람들이 자꾸 잊어버리는 것 같음.
요즘 NL10~NL25에서 세션 돌리면서 리뷰해보면, 상대방 보드 텍스처 무시하고 기계적으로 B25~B33 때리다가 체크레이즈 처맞고 멘탈 나가는 뉴비들이 너무 많음.
나도 요새 잠을 좀 줄이고 무리해서 쳤더니 판단력 흐려져서 이상한 보드에서 묻지마 레인지벳 때리다가 칩 엄청 흘렸는데, 머리도 식힐 겸 한 번 정리해봄.
[레인지벳의 진짜 조건]
결론부터 말하면 IP라고 무조건 레인지벳을 때리는 건 개오바임.
레인지벳(100% 빈도로 작은 사이즈 베팅)이 성립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딱 맞아떨어져야 됨.
첫째, 확실한 레인지어드밴티지가 있을 것.
둘째, 상대의 폴드 빈도가 우리가 선택한 작은 사이즈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
가장 전형적인 예시가 UTG vs BB Srp 상황에서 플랍이 AK7r 같은 A하이 보드로 깔렸을 때임.
이런 텍스처에서는 IP가 넛어드밴티지부터 미들 밸류까지 싹 다 유리함.
그래서 솔버 돌려보면 A하이 보드 IP 씨벳 빈도는 90%+ 이상으로 찍히고, 사이즈는 B25~B33을 주로 씀.
내 레인지에 폴드해도 그만인 쓰레기 핸드도 섞여 있고, 상대 레인지에는 내 1/3 벳에 콜하기 애매한 미들 핸드나 에어들이 많으니까 이게 성립하는 거임.
[모노톤 보드에서의 참사]
근데 문제는 이걸 835 모노톤 같은 보드에서 똑같이 따라 하는 거임.
"IP는 다 레인지벳이지~" 하면서 이런 ㅈ같은 보드에서 생각 없이 33% 때리는 분들 있는데, 이러면 진짜 큰일남.
이런 보드는 내 레인지어드밴티지가 박살 나 있는 경우가 많고, 상대 BB 레인지에 플러시나 강한 드로우가 덕지덕지 붙어있음.
여기서 묻지마 레인지벳을 때리면 상대의 x/r (체크레이즈) 빈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됨.
솔버에서도 모노톤 보드 씨벳 빈도는 50% 이하로 뚝 떨어지는 걸 볼 수 있음.
(솔직히 이런 스팟은 나도 가끔 헷갈림ㅎㅎ 통계 툴이랑 솔버 없이 이런 라인 어떻게 짜는지 몰라)
만약 835 모노톤 보드에서 억지로 1/3벳 치고 콜 받았는데, 턴에 4 같은 OESD 완성 카드나 4번째 수티드 카드가 떨어지면...
상대가 리드벳 때릴 때 내 턴 액션은 다 꼬여버리고, 미들페어들 싹 다 뒤져야 됨.
아 생각만 해도 어질어질하네ㅋㅋ 특정 보드 파고들다 보니까 또 열받는데...
아무튼 얘기가 좀 샜지만, 결론은 이런 텍스처에서는 레인지벳이 아니라 철저하게 폴라라이즈드 된 전략을 써야 됨.
베팅할 놈만 크게 때리고, 나머지는 첵백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거임.
블러프 인듀스 목적이라 하더라도, 레인지벳으로 찔끔 때리는 것보다 차라리 빵빵 때리는 게 콜 유도에 더 나을 때가 많음.
[초보들이 간과하는 턴/리버 운영]
이게 GTO 용어 쓰다 보니까 좀 복잡해 보이는데, 실전 풀 성향으로 돌아와서 생각해보자.
마이크로 스테이크에서 억지로 레인지벳 전략을 구사하려고 하면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생김.
플랍에 100% 빈도로 베팅을 해버리면, 자연스럽게 첵백 레인지가 사라짐.
이 말은 즉, 턴이나 리버로 넘어갔을 때 내 레인지가 보호받지 못하고 이후 스트릿 전략이 극단적으로 뻔해지고 단순화된다는 거임.
"상대가 턴에 리드벳 나오면 어떻게 할 건데?"
여기에 대한 대답이 준비 안 된 상태로 플랍 1/3 벳만 누르는 건 그냥 EV 깎아먹는 지름길임.
차라리 초보 단계에서는 플랍에 확실한 밸류랑 드로우 위주로만 베팅하고, 애매한 쇼다운 밸류는 첵백으로 넘기면서 턴/리버 팟컨트롤 하는 게 베리언스 줄이는 데 훨씬 안전함.
솔버 라인 겉핥기로 따라 하면 오히려 독이 되는 대표적인 케이스.
정리하면, 레인지 씨벳은 무적의 치트키가 아님.
보드 텍스처가 내 레인지에 완벽하게 웃어주고, 상대가 싼 가격에도 억지 콜을 못 하는 상황에서나 꺼내는 무기임.
특히 모노톤 보드에서는 제발 사이즈 키우고 폴라라이즈 하거나, 얌전히 첵백 치는 습관을 들이자.
오늘도 마이크로에서 3바인 날리고 복기하다가 남김. 굿런들 하셈.